이수구(일본복음선교회 대표)
선교사역이 피선교지에서 왕성하게 일어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보통은 실질적인 필요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를 위해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후원자들이 생겨야 한다고 제일 먼저 얘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교를 위해서 또 하나의 필요 불가결한 것이 있다. 선교사가 선교지로 들어갈 때 그 선교가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재정적 후원은 물론 중보 기도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내가 오랫동안 일본에서 동역해왔던 OMF International은 늘 기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본국에서 선교사를 파송한 본부는 선교사들을 위해 수많은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기도회 모임을 갖는다. 선교 필드로 파송 받은 선교사들도 일주일에 한번 모여서 전체적으로, 또는 그룹별로 기도회를 가질 뿐 아니라, 일 년에 두 번 적어도 한 끼 이상 금식을 하면서 온종일 8시간을 기도로 보내고 있다. 모두 시간이 많고 한가해서 이렇게 기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다들 일과 사역 등으로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선교사들도 나름대로 교회 개척을 하면서 관계 전도를 위한 수많은 일정들, 주일학교, 설교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에 핵심 가치를 두고 있기에 이 시간들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왜 선교 사역을 위해 중보기도가 중요한가?
필리핀 선교사로 13년간 사역하고 미국의 OMF책임자로 사역을 감당했던 윌 브루스(Will Bruce)는 ‘선교사는 적군의 영토를 침범한 자이다’라고 말하면서, ‘사탄은 주로 우리가 선교지라고 생각하는 나라들을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점령하여 지배해왔다. 그 결과 사람들은 마음과 생각이 어두워지고 삐뚤어졌다. 사탄은 얌전하게 자기 먹이를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최후까지 달려들어 싸우려 할 것이다(참고 고후10:4)’라고 표현했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우리는 주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인해서 결국은 승리가 보장된 싸움을 싸우고 있기는 하지만, 선교지는 영적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곳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싸우는 선교사님들과 그 가족, 그리고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해보라. 적들이 오랫동안 점령하고 다스리던 땅에 놓여 진 선교사들이 적군에게 밀리지 않도록 기도해야 할 지원군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일본에서 사역할 때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되고 세례를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성경공부를 같이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아직도 한 대학생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는 몇 개월에 걸쳐 성경공부도 잘 끝냈고 세례도 받겠다고 하여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세례식 전날에 그의 부모가 나타나 엄포를 주면서 얼마나 나를 두렵게 했는지 모른다. 이러한 경험을 몇 번이나 당하고 나니 세례식을 앞에 두고는 특히 더 많이 기도하며 주의 은혜를 구해야 했다. 모든 것을 영적으로만 해석하는 것도 조심해야 하겠지만 분명히 사탄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여 공격해 오는 상대를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반격한다.
선교사와 선교사역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가?
일본 선교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이든 기도할 수 있겠으나 좀 더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더욱 집중하여 확신 있게 기도할 수 있게 된다.
첫째, 선교 사역에서 전도의 문이 열리며, 그로 인해서 아름다운 열매들이 맺어지도록 기도한다. 선교 사역은 사람의 힘과 능력이 우선되어서는 안 되며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역사하셔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바뀌게 된다. 사도 바울은 주의 부르심을 받고 에게해를 건너서 마게도니야의 빌립보에 들어갔지만, 그는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그는 기도 처소를 찾아서 기도에 열중했다. 그 때 루디아를 만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루디아의 마음을 열어 주셨기(主は彼女のこころを開いて)에 사도 바울을 통해서 그녀는 예수를 주로 고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어 그 가족을 중심으로 빌립보교회가 탄생된 것이 아닌가. 이 후, 그곳이 교두보가 되어 유럽 선교의 발판이 되었다. 기도는 선교의 문을 열게 한다.
둘째, 선교사가 여러 상황 속에서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선교사는 삶과 사역의 현장 속에서 늘 여러 종류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새로운 사역지에 가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존재한다. 신임 선교사는 초보적인 단계에서, 오래된 선교사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느끼게 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늘 외국인 취급을 받으며 그들 문화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없을 때 좌절하게 된다. 혹시 관계 속에서 갈등이나 오해가 발생하면 엄청난 혼동과 고통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무리 복음을 전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아무리 섬겨도 변화되는 것 같지 않을 때 얼마나 낙심이 되는지 모른다! 선교사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좌절했다가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셋째, 선교사의 가족과 그의 자녀들을 위해서 간구해야 한다. 선교사 가족의 필요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그들의 영적인 필요를 위해서, 정서적인 필요를 위해서, 그리고 육체적인 필요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날마다 성령으로 충만하며 말씀을 갈망하며 주께 더 가까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며, 그들이 정서적으로 평안함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또한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필요도 날마다 공급해 주시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를 위해서도 모든 상황으로부터 주께서 친히 보호하시며 도와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선교사는 자신의 자녀가 선교지에서 잘 적응하고 행복해 할 때 사역 또한 안정감 있게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선교사가 늘 주님 앞에서 순종하며 헌신적인 삶을 살도록 기도한다. 선교사들은 선교사로 현지에 들어간 후에도 주님 앞에서 순종하는 삶과 헌신적인 삶을 살기 위해 꾸준히 훈련하여야 한다. 늘 경계하지 아니하고, 하루하루 훈련하지 아니하면 얼마든지 이기적이 될 수 있고, 주님 앞에서 순종하는 삶을 게을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한 번의 헌신과 결단으로 평생 동안 주께 순종하며 통치를 받는 삶을 살 수는 없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는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27)는 말씀처럼 매일매일 주의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며 열매가 맺어지도록 기도하며, 특히 선교지에서 영적 전쟁 중에 있는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이것은 우리들의 중대한 책무인 것이다. 이 기도 사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잠잠히 기도할 수도 있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준 기도의 방법이 있다. 마태복음 18장18-20절이다. 특히 19절에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선교지를 위하여,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위하여, 그리고 선교사님과 그 가족을 위하여 합심하여 기도할 때 주께서 엄청난 일을 이루실 것이다. 우리 선교회에는 이미 2년 반 전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중보기도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명의 멤버가 탄생하였다. 이들은 일본을 위하여,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위해서 매일마다 있는 자리에서 합심하여 기도하기로 결단한 무리들이다. 이제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Faithful)이니라’는 말씀과 같이, 우리가 합심하여 기도하기에 힘쓸 때, 일본에서 주의 나라가 회복되는 역사가 더욱 신속하게 일어 날 것을 의심하지 아니한다.